영화 보는 중(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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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루카' 후기: 픽사의 행복감 가득한 여름 방학
베스파, 브루노, 파스타, 언더독. 디즈니·픽사가 새롭게 들고 온 장편 애니메이션 '루카'는 이탈리아 북부의 조그마한 시골 마을 '리비에라'의 뜨거운 여름을 배경으로 한다. 별다른 사건이 없을 것 같은 조용한 마을에 바닷속에 사는 바다 괴물 '루카'와 '알베르토'가 잠입하게 되고, 새로운 친구 '줄리아'와 '포르코 로소 3종 경기'에 같이 출전해 대회 우승 상금으로 꿈에 그리던 '베스파'를 구입하고자 한다. '토이스토리', '인사이드 아웃', '업', '라따뚜이', '소울' 등 숱한 명작들을 만들어온 픽사 스튜디오는 어른, 아이 상관없이 연령대를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왔다. '루카'는 그간의 픽사의 궤에서 살짝 벗어난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대상 연령이 어른에서 아이로 낮아졌으며, 다루는 사건과 ..
2021.06.18 -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후기: 심장이 쫄깃해지는 긴장감
'소리 내면 죽는다'. 이 간단한 명제에서 시작한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는 1,7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월드 박스오피스 3억 4천만 달러를 벌어들여, 제작비의 20배를 벌어들인 작품. 전편의 연출을 맡은 존 크래신스키 감독은 그의 아내인 '에밀리 블런트' 배우와 함께 속편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이하 속편)'로 돌아왔다. 본래 작년에 개봉하려고 했으나 모두가 알다시피 코로나 팬데믹 덕분에 개봉이 수차례 연기된 바 있다. 돈이 최고인 할리우드에서 후속 편이 만들어진 경우, 그 완성도는 세 가지로 나뉜다. 전편보다 낫거나, 전편보다 별로이거나, 전편과 똑같거나. 이번 콰이어트 플레이스 속편은 전편과 똑같은 경우에 속한다. 전편이 갖었던 장점과 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소리를 듣고 탐지하는 ..
2021.06.17 -
영화 '캐시트럭' 후기: 캐시트럭에서 시작된 누아르 복수극
분노(Wrath). 스타일리시한 편집과 연출이 특징인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 '캐시트럭'의 원제는 'Wrath of Man', 직역하자면 '남자의 분노'다. 그 남자가 '제이슨 스타뎀'이라면 영화의 성격이 명확해진다. 할리우드에서 조심해야 할 민머리 아저씨 중 탑 티어로 꼽히는 액션 스타 제이슨 스타뎀. 그가 분노로 가득 찼고, 영화의 주요 소재가 현금 수송 차량이라면 '캐시 트럭'이 보여줄 영화적 그림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모종의 이유로 제이슨 스타뎀이 사건에 휘말린다 -> 현금 수송 차량 강도단과 맞닥뜨리게 된다 -> 제이슨 스타뎀의 활약으로 강도들을 잡는다.' 영화 '캐시 트럭'은 이런 예상치를 모두 벗어난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액션 영화보다는 갱스터 누아르 복수극에 가깝다. 영화의 분위기..
2021.06.10 -
영화 '제멋대로 떨고 있어' 후기: 인프피(INFP) 여성의 성장기
인프피(INFP) 여성의 성장기. (필자는 MBTI 전문가가 아니며, 영화에서 묘사되는 요시카의 행동 양상이나 성격 패턴에서 INFP 같다는 다른 분들의 영화 감상평에서 참고한 사항이다.) 요시카(마츠오카 마유 분)는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있고, 타인과의 관계에 어려워하며, 중학교 때부터 홀로 시작한 짝사랑을 10년 동안 하고 있는 여성. 요시카는 자신을 지구 상에 이미 멸종한 '암모나이트'와 동일시한다.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가 순탄치 않고, 본인 스스로 '난 희귀하다'라고 자각하면서 사는 아싸 중의 아싸. (그래서 작중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는 행동을 자주 보인다.) 그녀가 갑자기 다른 남자 '2'에게 고백을 받고, 믿었던 직장동료에게 배신을 당하면서 겪는 성장기를 그린다.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이..
2021.06.06 -
영화 '우드잡' 후기: 임업(Wood job)에 임하는 경건한 자세
100년 농사, 임업. 수십 년 된 나무를 벌목하고, 키우는 나무를 관리하고, 새로운 묘목을 심는 일. 남학생들의 좌충우돌 아티스틱 스위밍(구: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의 모습을 그린 '워터보이즈', 빅밴드 재즈에 열정을 다하는 '스윙걸즈', 적나라한 여객기내의 소동을 다뤘던 '해피 플라이트'까지.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특정 직업군을 좁고 깊게 그리며, 코미디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진중성있게 다루는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2014년에 제작된 '우드잡'은 임업을 다룬 영화다. 산속에서 눈비 맞으면서 힘든 노동을 하는 3D직업으로 볼 수 있지만, 자연과 같이 호흡하는 건강한 일이다. 특히 인간의 수명은 100년이 안되기 때문에, 수대에 걸쳐서 이어지는 가업이다. 대학에 낙방 후 미모의 여성 이시이 나오키(나..
2021.06.03 -
애니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붉은 전설(극장판 코노스바)' 후기: 퓨전과 원기옥의 폭렬
코노스바 1, 2기를 정주행 한 사람을 위한 종합 선물세트,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붉은 전설'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캐릭터들의 병맛 유머, 어처구니없는 내용 전개도 여전하다. 제목인 '붉은 전설' 답게 메구밍이 속한 '홍마족 마을' 에피소드가 주요 내용. 그래서 메구밍과 융융의 분량이 많고 아쿠아와 다크니스의 분량은 상대적으로 적다. 코노스바 작품 스타일이 90분간 쭉 이어지는 극장판보다는 짧게 치고 빠지는 TVA에 어울리다 보니, 극장판 '붉은 전설' 만의 매력은 덜한 편이다. 그래도 메구밍의 폭렬 마법의 작화는 정말 화려하고 멋지다. 아쉽게도 라이트 노벨 원작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의 애니화 된 작품은 이 극장판 '붉은 전설'이 마지막. TVA 3기나 후속 극장판 제작에 대한 ..
2021.06.02 -
디즈니 영화 '크루엘라' 후기: 패션에 눈 호강, 음악에 귀 호강, 연기에 영화 호강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 영화화 시리즈의 17번째 영화 '크루엘라'. 1961년에 나온 '101마리 달마시안의 개'의 주요 캐릭터이자 메인 빌런이었던 '크루엘라 드 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 작품이다. 60,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런던 패션계가 주요 배경이며, 원작 속 '크루엘라' 캐릭터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그린다. 크루엘라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고,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엠마 스톤'. 상대역인 남작 부인 역의 '엠마 톰슨'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연기력의 티키타카가 일품이다. 영화는 크루엘라의 멍청한 두 부하쯤에서 크루엘라의 가족으로 그리는 재스퍼(조엘 프라이 분)와 호러스(폴 월터 하우저) 캐릭터의 매력도 놓치지 않는다. 원작이 동물 영화로 유명한 작품답게 이번 스핀오프 작도 동물의 매력이..
2021.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