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4. 11:54ㆍTV 보는 중
체스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떴다. 드라마 '퀸스 갬빗'이다
'퀸스 갬빗'의 뜻은 체스의 첫 기물을 두는 '오프닝'의 방법 중 하나를 말한다. 무협지의 초식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작중 체스를 두는 방식에 대한 여러 가지 용어가 나온다.
'체스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드라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할 수가 있다. 체스를 1도 모르고, 7부작을 완주한 사람으로써 그 생각은 기우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 체스를 잘 안다면 더 재밌겠지만, 모른다고 해도 상관없다. 이 드라마는 체스가 주요 소재이지만, 체스 두는 법이 아닌, 프로 승부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로 고아가 된 베스 하먼은 우연히 접한 체스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 수년째 체스 세계 챔피언인 러시아의 보르고프를 이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라는 간단한 줄거리를 가졌다. 우리가 '타짜' 등에서 익히 접해왔던 성장하는 왕도물에 가깝다. 넷플릭스에서 일단 틀면 약 7시간의 빅재미를 보장한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는 베스 역의 안야 테일러 조이다. 그녀의 큰 눈망울과 끝이 갈라진 듯한 목소리 톤, 섬세한 감정연기는 드라마에 활력을 더한다. 약물중독과 알코올 중독에 빠진 캐릭터를 외로우면서 사랑스럽게 잘 표현해낸다.
베스 주변의 인물관계도 흥미롭다. 베스를 체스로 이끌어주는 보육원 관리인 샤이벌, 보육원 친구 졸린, 첫사랑 타운스, 켄터키 주 챔피언 해리, 미국 챔피언 베니, 친어머니, 양어머니 까지. 캐릭터 하나하나 개성 있고 7부작의 적재적소에 잘 활용된다. 특히 양어머니와 베스의 관계가 가장 입체적이다. 좋은 각본과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이 밑바탕 된 듯하다.
연출도 유려하다. 화면 때깔이 좋고 음악도 적재적소에 잘 썼다. 지루해질 수 있는 체스 두는 장면도 매화 다르게 연출, 편집했다. 여러모로 흠잡을 곳이 없는 작품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연상되는 건 바둑이다. 한국 정서상 체스보다는 바둑이 더 친숙해서 그런가 싶다. 종횡무진하는 베스 캐릭터에서 김세돌 9단의 모습도 보인다. 체스를 공격적으로 두고 화려하게 이기는 걸 좋아하는 점이 닮았다. 여담으로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김세돌의 대국이 화제였다. 체스는 1997년에 당시 세계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와 슈퍼컴퓨터의 대결이 있었다. 가리 카스파로프는 퀸스 갬빗의 체스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퀸스 갬빗은 실화가 아니다. 대신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원작 소설이 끝나는 부분에서 드라마도 끝이 난다. 미드의 특성도 그렇고, 시즌1을 재밌게 봤기 때문에 속편이 나왔으면 하지만. 드라마를 끝까지 봤다면(꽉 찬 해피엔딩이기 때문에 속편은 안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체스보다 '천재'에 집중한 드라마 | ||||
추천 포인트 | 기승전결 확실하고 재미까지 갖춘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술+마약 때문에) 미성년인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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