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6. 16:28ㆍTV 보는 중
'14년간 사랑해 온 남편이 연쇄 살인범일지도 모른다' 이 한 줄에서 시작한 tvN의 16부작 드라마를 완주했다. 드라마 '악의 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속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은 사실 익숙한 소재일 거다. 비밀 첩보원의 가족을 다룬 영화도 많고 멀리 갈 거 없이 불륜, 치정 등이 해당 된다. 하지만 대상이 '연쇄 살인마'라면 느낌이 서늘해진다. 당장 나까지도 죽일지 모르는 상황이 닥칠 수 있으니까. 사랑이라는 로맨스 장르와 살인마라는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가 이접된 드라마 '악의 꽃'의 매력이 여기서 나온다.
드라마는 연출+각본+연기 3박자가 어우러져 완벽한 합을 맞춘다. 연출은 유려하고, 스토리는 흥미진진하고, 연기는 어디 구멍난데 없이 모두 훌륭하다. 초반의 범죄 수사물, 중반의 아내의 본격적인 의심, 후반 악과의 대결의 구도. 드라마의 흐름이 계속 변주되면서 16부작 동안 그다음이 궁금하게 한다.
범죄 수사물을 다루는 초반의 사건들이 중후반부에도 영향을 끼친다. 숱한 범죄 수사물들의 '1화 사건, 1화 해결' 같은 시원시원한 모습을 그리지 않는다. 사건, 범죄가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바꾸고 망치는지의 여파를 지속해서 보여준다. 악의 꽃의 빌런은 후반부에 나오는 흑막도 아니고, 도현수도 아니다. 이미 15년 전에 죽은 도민석이다. 작중 모든 인물들은 도민석의 악랄한 영향아래에 있다.
특히 도현수는 '대체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15년 동안 도피생활, 거짓 신분 생활을 하고 있다. 15년이 지나서도 도현수를 쫓는 초반의 살인마는 도민석의 피해자 가족이다. 악의 꽃은 사건의 해결이 아니라 사건의 파장까지 세세하게 그리는 드라마다
'악의 꽃'은 여러가지의 미스터리가 뒤섞여있는 상태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하나씩 떡밥을 풀어주면서 긴장감을 지속시킨다. 그 미스터리는 다음과 같다.
1. 도현수는 어떻게 백희성이 됐는가
2. 백희성의 부모는 왜 도현수를 백희성으로 받아줬는가
3. 도현수에게 신분을 제공한 백희성은 어떻게 됐는가
4. 도현수는 왜 하필 경찰인 차지원과 결혼했는가
5. 도현수는 정말 살인마 인가
이 다섯 가지의 미스터리들이 드라마의 전부가 아니다. 중후반부에서는 연쇄살인마 도민석의 공범의 정체가 나타나고, 후반부에서는 공범을 잡기 위한 도현수의 추리 작전 등이 펼쳐진다. 그리고 마지막 회의 결말도 의미 있게 끝이 난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로맨스 서스펜스 스릴러 | ||||
추천 포인트 | 모든 게 탄탄한 드라마를 찾고 있던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1회 1사건 수사물을 기대한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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