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드라마 '상견니' 후기: 진한 엔딩의 여운

2020. 11. 8. 04:26TV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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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ike, 드라마 '상견니' 스틸컷

넷플릭스에 신작이 올라왔다. 제목부터 중화권 작품 느낌이었다. 왓챠피디아에 등록된 친구들의 평점과 한줄평들이 심상치 않아서 기억해 두었던 작품이었다. 현재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까지 올라온 대만 드라마 '상견니'다.

 


'왓챠피디아+넷플릭스 활용법'에서 썼지만, 상견니의 예상 점수는 4점대였다. 이 정도면 수작, 명작 반열에 들 점수다. 언제나처럼 왓챠의 작품 추천을 믿어 보기로 했다.

 

 1화 기준 45분, 총 21부작. 본래 13부작인데 한국으로 들여오면서 21부작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 드라마 특유의 엔딩 장인은 느껴지지 않았다.

내 첫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유독 이 작품은 한마디로 정의가 힘들다는 거다. 상견니는 크게 보면 4개의 장르가 뒤섞여 있다. 타임슬립+청춘로맨스+미스테리+심리 드라마. 다양한 장르들이 서로 이질감 없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것도 아주 잘. 그래서 연속 드라마가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 아주 훌륭하다. 작품이 재밌고, 다음 화가 궁금하고, 계속 보게 되며, 뻔한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스토리 특성상 배우들에게 1인 2역은 기본인데, 연기 구멍 없이 캐릭터들을 잘 살렸다. 특히 가가연이 분한 천윈루는 여배우가 저렇게 못생겨 보여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른 역인 황위쉬안과의 간극이 크다. 리쯔웨이, 왕취안성역을 맡은 허광한은 남자가 봐도 매력이 있어 여자들은 오죽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모쥔제, 외삼촌, 남동생 등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생동감 있고 제 역할들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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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ike, 드라마 '상견니' 스틸컷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소니 워크맨) 작중 중요한 역할로 나온다. MP3도 아닌 스트리밍 음원을 에어팟으로 듣는 시대에 카세트 테이프는 이질감 섞인 아날로그 감성이 돋는 아이템이다. 우바이의 라스트 댄스는 머릿속에 계속 남는 삽입곡이다. 계속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외 다른 OST도 참 좋다.

'나의 소녀시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대만 특유의 청춘물이 고팠다면 상견니는 그 연장선에서 편하게 볼 수 있다. 대신 본격적으로 타임슬립이 진행되는 4~5화까지는 좀 견디는 걸 추천한다. 그때부터 빅재미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상견니의 뜻은 찾아보니 '네가 보고 싶어'라고 한다. 그만큼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소 그렇게 까지 감성적인 편이 아닌데, 지금도 뭔가 아련함이 느껴지는 게 있다. 추위가 접어드는 요즘 특히 어울리는 작품이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종류 타임 슬립 + 청춘 로맨스
추천 포인트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4화까지 못 견딜 것 같은 분들에게 비추천

 

PS. 21화까 다 보면 유튜브에서 '상견니 에필로그'까지 볼 거를 추천한다. 헛헛한 마음이 조금 채워지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