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리그 : 스나이더 컷' 은 무엇인가?

2020. 12. 24. 14:39재미로 영화 읽기

팀업 무비 치고는 기대 이하의 흥행과 '정의 닦이'라는 오명으로 DC에게 버림받은 영화가 있다. 2017년에 개봉한 '저스티스 리그' 다. DC는 그렇게 저스티스 리그를 창고에 처박고 모르는 척하는 것 같더니 2020년에 다시 꺼내 들어 '스나이더 컷'으로 만든다고 한다. 분명 저스티스 리그를 연출한 감독은 잭 스나이더로 돼있는데 '스나이더 컷'은 무엇이란 말인가? 기존의 저스티스 리그는 잭 스나이더의 영화가 아니란 말인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저스티스 리그' 스틸컷

 

영화 제작이 한창이던 잭 스나이더는 2017년, 그의 딸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가정사를 겪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으니 손에 일이 잡힐 리 없던 잭 스나이더는 저스티스 리그에서 하차한다. DC는 영화의 수습과 마무리를 위해 어벤져스 1, 2를 성공적으로 만든 '조스 웨던' 감독을 데려온다. 조스 웨던은 기존 스나이더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에 전면적인 수정을 가한다. 각본 수정, 기존 촬영분의 대부분을 버린 재촬영, 제작비가 제일 많이 들어가는 CG 재수정. 그래서 저스티스 리그의 제작비는 웬만한 블록버스터 영화 2편을 찍을 수준인 총 3억 달러까지 치솟게 된다. 조스 웨던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 극장판은 스나이더가 촬영한 분량이 1/4 밖에 안 들어가는 결과물이 된다. 

 

그렇게 했더라도 감독의 전작인 어벤져스 못지않은 완성도와 대박 흥행을 한다면 문제 될 건 전혀 없다.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최종 수익은 6억 6천만 달러. 어벤저스 2가 14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제작비의 두배 이상을 벌어야 하는  DC 입장에서 겨우 본전만 찾은 수준이다. 어벤져스 시리즈가 부러워서 DC 확장 유니버스를 만들고, 자신들의 네임드 히어로(슈퍼맨, 배트맨)를 뭉쳐 저스티스 리그를 결성한 것치곤 한참 모자라는 흥행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저스티스 리그' 스틸컷

조스 웨던 판은 기존의 스나이더 촬영분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나머지, 예고편에서 공개됐던 장면들 대부분이 사장됐다. 그리고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저스티스 리그를 염두에 둔 떡밥들도 회수가 안됐다. 배트맨의 꿈에서 시작한 두려움과 슈퍼맨의 죽음이 겹쳐 저스티스 리그를 결성하게 되는데, 저스티스 리그 본편에서 전혀 수습이 안됐다. 이런 조스 웨던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는 엉성하기 짝이 없고 그저 그런 팀업 무비가 돼버렸다. 할리우드에서는 50% 이상의 참여가 이뤄져야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릴 수가 있는데, 조스 웨던은 그만큼 못 미쳤는지 감독 크레디트에는 잭 스나이더의 이름이 들어갔다. 

 

이런 제작과정의 내막이 암암리에 대중들에게 퍼지게 되고, 스나이더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를 보고 싶다는 캠페인이 미국 내에서 열린다. 가혹하게 날아간 스나이더 버전의 3/4에 저스티스 리그의 희망을 품었나 보다. 무엇보다 조스 웨던 판이 너무도 실망이 컸기에 스나이더판에 기대를 거는 게 아닐까. 감독을 비롯한 주연배우들, 제작진들의 스나이더 컷이 나온다면 재촬영, 재편집에 대한 열의를 보이면서 워너브라더스는 잭 스나이더 컷을 다시 만들기로 결정한다.

 

 

사전 공개된 극장판과 스나이더 컷의 차이점은 아래와 같다.

- HBO 맥스를 통해 공개된다. HBO 맥스 미런칭 국가의 극장 개봉 여부는 미정이다.
- 러닝타임은 4시간 정도 된다. 1시간 분량의 4부작으로 선공개되며, 이후에 러닝타임 4시간의 영화로도 공개된다.
- 조스 웨던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 영상의 재활용은 없다
- 빌런으로 다크사이드가 나오며, 세계가 멸망한다.
- 플래시는 시간 여행을 한다.
- 조커, 조드, 데사드, 아이리스 웨스트, 그린 랜턴, 누이디스 벌코, 마샨 맨헌터, 아톰이 등장한다.

내용을 보면 같은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스 웨던판의 캐릭터들과 차이가 크고, 메인 빌런조차 다르다. 일반인에 가까운 배트맨을 제외하고는 저스티스 리그의 멤버들(슈퍼맨, 아쿠아맨, 플래시, 원더우먼)은 다 초인적인 능력을 가졌다. 그런 초인들이 팀업을 해야만 하는 명분 자체가 스나이더 컷에는 확실히 보인다. 이미 세상이 멸망했기 때문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저스티스 리그' 스틸컷

극장판이 워낙 별로였기 때문에 스나이더 컷에 거는 기대가 큰 건 사실이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잭 스나이더 라는 점이다. 그의 전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을 보면 기대가 수그러든다. 잭 스나이더는 DC 확장 유니버스의 총책임자이자, DC 영화들의 제작자로도 이름이 올라가 있다. 위치가 위치인만큼 제작사나 배급사의 입김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웠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어찌 됐든 스나이더 컷의 공개일은 2021년 3월이다. 한국에는 HBO MAX가 런칭하지 않았기 때문에 극장에서 개봉할지, 아니면 기존 OTT(왓챠, 넷플릭스 등)을 통해 공개될지 정해진 건 없다. 코로나 19로 블록버스터 영화가 귀해진 요즘, 재밌어 보이는 영화가 한 편이라도 더 생기는 건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 후기: 조금 더 다듬어졌을 뿐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 후기: 조금 더 다듬어졌을 뿐

DC에서 갈고닦아 재 공급한 '저스티스 리그'의 새로운 버전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이하 스나이더 컷)'가 새롭게 공개됐다. 많은 이들의 바람으로 만들어진 '스나이더 컷'. 사전 공개된 정

mangosoda.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