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1. 00:02ㆍ영화 보는 중
아이언맨이 아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영화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영화 '더 저지'이다.
영화의 제목인 '더 저지'는 '판사'라는 뜻이다. 로다주의 아버지 역인 '로버트 듀발'의 작중 직업이 인디애나주의 조그만 시골마을의 판사다. 그래서 작중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은 로다주는 그를 부를 때 아버지라는 호칭도, 아버지의 이름도(미국에서는 자식이 부모님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부르지 않고 그저 '판사님'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더 저지'의 뜻은 '아버지'이자 '판사'를 뜻하는 중의적인 의미로 쓰인다.
이 작품은 2014년 작품이다. 마블의 아이언맨으로 익숙한 로다주의 필모그래피 중 아이언맨 3(2013)과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사이의 작품 정도가 된다. 공식석상에서 애처가로도 유명한 로다주의 부인 '수잔 다우니'는 본래 영화 제작자이며, 그녀와 '팀 다우니'라는 영화제작사를 차린다. 더 저지는 팀 다우니에서 만든 첫 번째 영화다. 그리고 후에 '닥터 두리틀'도 제작하게 된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5,000만 달러이며, 월드 박스오피스 수입은 8,400만 달러다. 통상적으로 제작비의 2배 이상을 벌어야 하는 할리우드에서는 본전 치기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하지 않고 VOD로 직행한 작품이고, 넷플릭스에도 올라와 있는 상태다.
[시카고의 잘 나가는 악덕 변호사인 '행크 팔머(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가족과 연을 끊고 살았던 그는 어머니의 부고 소식에 20여 년 만에 고향(인디애나 주)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어머니의 장례식 후 시카고로 돌아가려는 비행기 안에서 형으로부터 다시 와달라는 전화를 받는다. 아버지(로버트 듀발)가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경찰서에 잡혀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아버지가 가부장적이어서 엄하고, 대화도 안 통하는 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작중 인디애나 주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40여 년을 판사로 재직한 아버지와는 연을 끊다시피 살아왔다. 그나마 의지했던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메이저리그 입성만 기다리던 촉망받는 야구 선수였던 형은 교통사고로 인해 야구를 더 이상 할 수 없고, 그저 고향에서 타이어 판매원으로 살고 있다.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남동생은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다. 이 영화는 틀어진 부자관계, 넓게는 가족관계에 주목하는 드라마다.
로다주의 연기는 훌륭하다. 다만 [말 잘하고 실력 있음 +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음] 이미지의 캐릭터에서 토니 스타크의 기시감을 떨칠 수는 없다. '아이언맨=로다주'라는 대중의 인식은 어쩔 수 없지만 배우로서 짊어지고 가야 할 명예이자 멍에이다.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명배우 로버트 듀발의 연기력은 흠잡을 데 없다. 작중 답 없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역시 명연기다 싶다. 넷플릭스 데어데블 시리즈의 '킹핀'역의 '빈센트 도노프리오'도 비중은 크지 않지만 대사 하나하나 잘 살린다.
스토리의 참신한 구성이나 영상미 같은 건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법정물 특유의 통쾌한 반전 같은 것도 없다. 그저 정공법대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래서 영화가 좀 올드하게 느껴진다. 보고 있으면 90년대 영화인지, 2010년대 영화인지 분간이 잘 안 간다.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가족드라마에 법정물을 빌려와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그리고 그 올드한 감성 위에 단단한 플롯이 얹어져서 후반부의 감동이 꽤나 묵직하다.
넷플릭스에 공개되고 '또 닥터 두리틀같이 별로겠구나' 하면서 기대 안 하고 봤지만, 생각보다 좋았다. 영화가 세련된 보이는 맛은 없지만, 때론 좀 낡은 게 끌릴 때도 있다. 로다주를 좋아한다면, 팀 다우니에서 만든 가족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법정물의 탈을 쓴 가족 영화 | ||||
추천 포인트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팬인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법정 영화 특유의 반전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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