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3. 00:02ㆍTV 보는 중
왓챠에서 BBC 영국 드라마를 완주했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원작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이다. 왓챠에 있길래 별 생각없이 그냥 봤는데, 알고 보니 꽤나 거창한 타이틀의 드라마였다. 애거서 크리스티 탄생 125주년 기념 BBC One 드라마라고 한다. BBC 드라마답게 캐스팅이나 영상미는 웬만한 영화 못지않게 훌륭했다.
애거서 크리스티(1890~1976)는 지금도 사랑받는 추리 소설의 여왕으로 대표작으로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움직이는 손가락, '0시를 향하여' 등이 있다. 충격적인 결말과 반전의 플롯을 만드는 걸로 유명하며 상술한 작품들의 반전은 지금도 회자되면서 수차례 드라마화, 영화화되었다. 그녀가 만든 '에르퀼 푸와로', '미스 마플' 같은 캐릭터는 지금도 명탐정의 대명사로 언급된다. 영화 '나이브스 아웃'의 '라이언 존슨'감독은 영화에서 보여줬던 클래식한 정통 추리소설 분위기를 그녀의 작품에서 참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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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그녀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이다. ['오웬 부부'의 초대로 8명의 사람들과 그곳에서 일하는 2명의 시종이 외딴섬 저택에 모인다. 그 저택 곳곳에는 '열 꼬마 인디언'의 시가 붙어 있다. 그리고 그 시구대로 한 명씩 죽는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다.]라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외딴섬에 다들 모인다+한 명씩 죽는다+어떤 전설, 노래에 따라 죽는다'는 김전일, 코난 같은 추리만화나,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익히 접해왔던 내용이다. 사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원조에 해당한다. 이후의 작품들이 이 소설의 분위기와 형식을 따른 거다.
일반 추리소설, 만화에서 접했던 명탐정 캐릭터와 한 곳에 모여서 펼쳐지는 추리 쇼는 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다. 그저 이유도 모른 채 한 명씩 죽어나간다. '열 꼬마 인디언'의 시구대로 죽는 게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추리소설은 누가 죽이는지 밝히는 'Who' 스타일과, 어떻게 죽였는지 밝히는 'How'스타일이 있는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이 두 가지가 결합돼있다. 그리고 제목 그대로 종국에는 다 죽는다. 모두가 용의자고 모두가 피해자다. 어떻게 보면 요즘 다시 유행하는 마피아 게임이나 어몽 어스의 원조라고 할 수 도 있다.
BBC 드라마는 원작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잘 살렸다. 배우진들도 영국 영화, 드라마 좀 봤다 하는 분들은 익숙하고 연기 좀 하시는 분들만 모아놨다. 드라마는 1화 기준 60분 분량의 3부작이며, 웬만한 2시간짜리 영화보다 훨씬 재밌다. 원작을 미리 봤거나, 이번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이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고전 추리 드라마 | ||||
추천 포인트 | 아직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명탐정의 추리쇼를 기대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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