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콜' 후기: 앙꼬 없는 찐빵, 스릴 없는 스릴러

2020. 12. 4. 00:02영화 보는 중

'사냥의 시간'에 이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하는 두 번째 한국 영화를 완주했다. 영화 '콜'이다.

NETFLIX, 영화 '콜' 스틸컷

 

이 영화는 '더 콜러'(2010년 작)라는 푸에르토리코 영화를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화로부터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라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다. 원작의 '메리'(현대의 여성)는 가정폭력 때문에 이혼한 여성이고, '로즈'(과거의 여성)는 메리에게 집착하면서 메리의 주변 인물들을 한 명씩 살인한다. 넷플릭스 영화 '콜'은 원작의 기본 설정만 가져와 한국에 맞게 각색되었다. (원작 '더 콜러'는 현재 '왓챠'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상업영화를 볼 때, 그 영화에 기대하는 기본적인 덕목은 '재미'이다. 블록버스터를 본다면 시원하게 터지고, 액션이 나오며, 가족영화를 본다면 훈훈한 휴먼스토리 같은걸 기대한다. 영화 '콜'은 스릴러 영화이기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20년의 시간차를 두고 살인마와의 (몸싸움은 설정상 할 수 없기 때문에) 두뇌싸움, 하나씩 죽어가는 주변인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을 기대를 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콜'에서는 이런 기대에 못 미친다. 스릴러 영화로서 '재미'가 없다.

 

영화의 연출은 밋밋하기 그지없다. 카메라 워크는 단순하고, 영화의 스토리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아 이렇게 흘러가겠구나'하면 그렇게 된다. '누가 죽겠구나'하면 어김없이 죽는다. 비싼 돈 주고 판권을 사 왔을 텐데 '20년의 시간차'라는 설정을 제대로 못 살렸다. 영화에 군더더기도 많아서 1시간짜리 단막극으로도 압축이 가능하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90억이다. 그 정도면 한국영화 제작 규모에서 적은 편이 아니다. 세트와 일부 CG에 좀 쓴 거 같긴 하지만 돈 쓴 티가 안 난다. 배우들의 연기도 단순하고 틀에 박혀있다. 출연진들이 연기 못하는 배우들이 아니기에 연출의 문제로 보인다. 그야말로 연출의 총체적 난국이다.

 

이런 난국 속에서 전종서의 연기만 살아남았다. 전종서 배우는 말 그대로 '미친'연기를 시전 한다. 한국영화 속 살인마 연기의 또 다른 계보를 이었다. 이 영화가 표방하는 장르는 '스릴러'인데 스릴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그 빈 공간은 '영숙(전종서)'의 광기로 채워진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전종서의 원맨쇼가 된다. 영화가 헐겁기에 전종서의 연기가 버거워하는 게 느껴질 정도다. 코로나 19로 어려운 영화계에서, 그래도 전종서의 연기 하나만큼은 건져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종류 타임 슬립 스릴러
추천 포인트 전종서의 미친 연기를 확인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이 영화를 보려고 넷플릭스를 구독해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에게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