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3. 00:02ㆍ영화 보는 중
안야 테일러 조이의 매력과 함께 느껴지는 제인 오스틴의 감수성
이 영화를 보기로 결정한 데에는 '안야 테일러 조이'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넷플릭스 화제작 '퀸스 갬빗'에서 프로 체스 선수를 연기했던 그녀의 디테일한 표현력이 제인 오스틴의 작품과도 잘 어울릴 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 예상이 맞았던 영화 '엠마'다.
영화 '엠마'는 '제인 오스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제인 오스틴은 영국을 대표하는 대문호이다. 현대의 로맨틱 코미디류의 작품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연애 소설 작가다. 그녀의 6대 장편소설 [이성과 감성], [맨스필드 파크], [엠마], [노생거 사원], [설득], 그리고 가장 많이 알려진 [오만과 편견]이 있다. 1800년대 초반 19세기를 배경으로 당대 중상류층 계급이라 할 수 있는 '젠트리'의 생활을 주로 소설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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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란 영국의 사회 계급 중 하나이다. 다른 유럽 나라와 달리 영국은 귀족 작위가 장남에게만 전해졌다. 그래서 차남, 삼남 등에게는 귀족작위가 아닌 '00 백작의 둘째 아들' 이런 식으로 불려졌고, 이들은 점차 젠트리화 되어갔다. 신라로 치면 성골, 진골이 아닌 6두품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영국 귀족계급은 아닌 그 하위계급이라고 할 수 있다. 젠트리 계급은 주로 도시가 아닌 지방의 땅을 가진 지주계급들이 많다. 그래서 그들은 노동을 따로 할 필요가 없고, 파티 다니고, 놀고, 먹으면 되는 계층들이다. 이런 부분들이 영화 '오만과 편견'과 '엠마'에 그려진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국 BBC 드라마나 할리웃 영화로 수차례 영상화됐다. 그녀의 작품을 보면 우리가 익히 접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드라마들의 클리셰들(남녀 간의 오해에서 빚어지는 갈등, 삼각관계, 연애 소문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보면 너무 뻔하고, 이미 익숙하다고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연애소설의 원류에 가까운 작품답게 좀 더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클리셰들이 표현되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이다. 이런 연애물의 클리셰는 그녀의 작품이 지금까지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 연애상담, 중매결혼을 자처하던 사람이 연애 삼각관계에 빠지게 되는 일화를 그린 '엠마'는 제인 오스틴 특유의 감수성과 섬세함이 있다. 거기에 드넓은 들판의 영국 풍경과 낭만주의 시대의 건물, 음식, 의상, 소품 등을 보는 맛이 있다. 제인 오스틴 작품 중 본거라고는 '오만과 편견'이 전부지만 그 동일선상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남녀 간의 섬세한 감정선을 건드리면서 '오만과 편견'을 재밌게 봤다면 이영화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제인 오스틴 원작의 영국 시대극 | ||||
추천 포인트 | '오만과 편견'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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