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6. 03:59ㆍ영화 보는 중
모두가 힘들지만, 특히 극장가가 얼어붙은 코로나 시국이다. 기다렸던 대작 영화들은 기약 없이 개봉이 연기되고 있다.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 내게 넷플릭스, 왓챠의 영화들도 한계에 다다를 때 조용히 입소문이 나고 있는 영화가 있었다. 목동의 노래가 귀에 맴돌게 되는 '교실 안의 야크' 이다.
어느 영화든 예고편부터 찾아보고 어떨지 감별해보는 습관이 있다. 때론 예고편만 보고 띵작 일지 망작 일지 구분도 했다. '교실 안의 야크'는 차승원 주연의 '선생 김봉두' 최민식 배우의 '꽃 피는 봄이 오면'이 연상됐다. <산간벽지로 가게 되는 도시의 선생님이 시골의 순수한 아이들에게 감화된다>류의 영화들 말이다.
배경은 부탄이다. 여행으로도 가본적 없고, 다큐멘터리로 몇 번 접해본 것 같지만 정확히 기억에 없는 나라.
부탄의 공무원인 '유겐'선생님은 의무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태이다. 1년 뒤엔 호주로의 이민을 꿈꾸고 있다. 마지막 의무 1년을 산간벽지 '루나나'란 곳으로 발령 가게 된다.
위에 언급한 선생 김봉두는 강원도 산골로 가지만. 부탄은 산간벽지의 스케일이 다르더라. '루나나'라는 곳은 해발 고도 4,800m 랬다.(참고로 백두산이 2,744m). 수도인 '팀푸'에서 이동만 7일 걸린다더니 2일이 버스 이동이고 5일이 도보로 등산이었다. 심지어 숙박도 산장에서는 첫 하루고 나머진 산속 야영. 루나나에 도착해도 전기, 수도는 당연히 없다. 이런 환경에서 1년간 교사생활을 마쳐야 한다.
'교실 안의 야크'는 장점이 많은 영화다. 부탄 루나나의 풍경을 큰 스크린으로 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 그만큼 각박한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있음의 반증이다. 영화에서 주로 다루는 스토리가 사람 간의 갈등같은 게 아니다. 사건, 사고 같은 일반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난 덕에 보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클리셰에서도 많이 벗어난 영화다. 갈등이란 게 없어서 감정기복이 없다. 유겐 선생님의 내적 갈등이 종종 보이지만 부탄의 대자연에 묻힌다. 눈물 콧물 범벅되는 사제간의 감동포인트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담담히 '목동의 노래'가 들린다. 하지만 그 노래의 감동은 묵직하다.
20년 9월말에 개봉해서 한 달이 넘도록 롱런 중이다. 코로나 때문도 있겠지만 그만큼 영화가 좋은 덕도 있는 것 같다. 작은 예술영화라서 개봉관도 시간대도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영화가 내리기 전에 큰 스크린에서 보는 걸 추천한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산간 벽지 힐링 영화 | ||||
추천 포인트 | 부탄의 풍경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은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감동코드를 기대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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