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후기: 미국물 먹은 홍콩 영화

2021. 9. 1. 20:53영화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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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아시안 히어로를 그린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가 드디어 공개됐다. 영화의 모양새는 한창때 성룡의 영화(나이스 가이, 홍번구 등)를 많이 참고한 '미국물 먹은 중국 영화'(중국물 먹은 미국 영화가 아님)로 나왔다. 마블 로고가 찍혀있고, 디즈니에서 배급한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미국 영화의 흔적은 '샹치'속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액션의 속도감과 타격감이 좋고, 주변 지형지물을 활용한 액션 설계가 훌륭하다. 버스에서의 1 대 다수의 결투, 건물의 비계를 활용한 아크로바틱 액션에서 성룡의 전성기 시절의 모습이 쉽게 연상된다. 특히 샹치가 몇 대씩 얻어맞으면서 아파하는 모습 등에서 성룡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가 떠오른다.

 

'샹치'역을 맡은 시무 리우는 몸을 잘 쓰는 배우임이 증명됐다. 케빈 파이기가 왜 그를 캐스팅했는지 납득이 가는 부분. 다만 감정연기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은데, 하필 상대 배우가 멜로 연기의 장인 '양조위'인 탓에 시무 리우의 존재감은 더 작아진다. 작중 발생하는 모든 사건은 양조위가 맡은 '만다린'으로 시작해서 만다린으로 끝난다.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면 다소 작위적으로 받아들일 상황들도 양조위의 그렁그렁한 눈빛만으로 개연성이 부여된다. 그동안 마블 영화들의 빌런이 공기화 되는 고질병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 '샹치'는 양조위 배우의 연기력으로 마지막까지 입체적인 캐릭터로 남게 됐다. 

 

다만, 후반부 들어 영화의 장르가 급격히 바뀌는 부분에서는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충분하다. 러닝타임 중반부까지 충분한 복선이 없었기에 더 당혹스럽다. 대신 마블의 CG 능력 덕에 만듦새는 훌륭하다. 쿠키영상은 총 2개이며, 첫 번째 쿠키에서 추후에 전개될 팀업 무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벤저스의 멤버들을 보는 반가움은 덤. 기존 MCU와의 연계성은 '아이언맨 3'과 마블 원샷 'All hail the king'을 사전에 찾아보고 극장에 간다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기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만든 쿵푸 액션 영화
추천 포인트 홍콩 액션 영화를 좋아한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중국에 거부감이 강한 분들에게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