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가디슈' 후기: 무난한 충무로 프랜차이즈의 맛

2021. 8. 4. 00:13영화 보는 중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말 많고 탈 많았던 영화 '군함도'로 처절한 평단과 흥행에 실패했던 류승완 감독. 그는 절치부심한 듯 웰메이드 상업영화 '모가디슈'로 돌아왔고, 코로나 팬데믹을 뚫고 높은 예매율과 오프닝 흥행 기록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의 수도 모가디슈의 남북한 대사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생명이 위협받고 생존이 중요한 상황에서 남북 간의 협력과 휴머니즘을 다룬 실화다. '남과 북'이란 소재는 '쉬리'를 시작으로 '공동경비구역 JSA', '의형제', '강철비', '공조' 등 다양한 영화에서 봐왔던 소재. 내전에 휘말려 군중 속에서의 탈출극은 '호텔 르완다', '아르고'가 가장 먼저 연상된다. '모가디슈'는 상술한 남북 소재의 영화의 뜨거운 감동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담담하게 연출한 게 눈에 띈다. 그런 와중에도 '깻잎'신과 '비행기'신으로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내전 속의 아비규환을 표현함에도 '성난 군중' 특유의 공포심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상술한 영화 '호텔 르완다'는 스릴러 영화로 착각이 들 정도였으나, '모가디슈'의 반군은 소총 들고 시끄럽기만 한 평면적인 캐릭터로 비친다. 벤 에플렉이 연출하고 그 해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수상한 '아르고'의 재치와 기지도 '모가디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서사의 진행에 있어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캐릭터들의 활용도 평이하고, 내전에 휩싸인 모가디슈의 상황 묘사도 다소 안일하다. 여름철을 책임져야 할 텐트폴 영화의 책임감에 류승완 감독의 연출 실력이 많이 무뎌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배우의 연기력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며, 특히 후반부 카체이싱은 영화사에 전무후무한 장면과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여러모로 '모가디슈'는 잘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남녀노소 즐기기에 무난한 충무로 프랜차이즈 영화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기준 군중 탈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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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 포인트 특색없는 영화를 싫어하는 분들에게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