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후기: '에밀리'와 '파리'가 인상적인 드라마

2020. 11. 25. 00:02TV 보는 중

어딘가 익숙한 감성인데 낯선 풍경이 매력적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완주했다. 릴리 콜린스 주연의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이다.

NETFLIX,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스틸컷

 

이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코미디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그래서 에밀리가 파리에 가는 이유도 상당히 어이없다. 시카고 길버트 그룹을 다니는 에밀리 쿠퍼(릴리 콜린스)는 직장 상사의 의도치 않은 임신(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다)으로 파리에 1년간 대신 가게 된다. 당연히 1도 준비가 안된 상태. 비행기 안에서 로제타석으로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파리에서 어학원을 다니면 된다는 식이다. 파리의 마케팅 회사 '사부아르'의 직원들은 달갑지 않은 게 당연하다. 불어는 하나도 할 줄 모르니 영어로 말하라는 걸 이해하라느니,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자느니 하니깐 말이다. 이직을 해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회사에서 적응을 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기존 직원들의 텃세와 심하면 직장 내 왕따, 괴롭힘까지 겪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사건 발생 - 에밀리가 해결 - 프랑스 상사의 불만족] 이 패턴을 1시즌 (1화 기준 30분 분량의 10부작) 동안 반복된다. 그러면서 에밀리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두 자리에서 천, 만단 위로 올라가게 된다. 인스타그램은 작중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도 쓰인다. SNS시대를 반영해 보려고 노력한 게 보인다.

 

NETFLIX,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스틸컷

 

에밀리의 러브라인은 첫 화 부터 빤히 보인다. '친구의 친구를 사랑한다'류의 닳고 닳은 스토리를 여기서 한번 더 보게 된다. 그래서 10화까지 연결되는 에밀리의 사랑이야기는 처음부터 빤히 보여서 마지막화까지 그 예상을 벗어나질 않는다. 90년대 만들어진 시트콤 '프렌즈'의 감성에서 하나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파리에서의 에밀리 주변 인물들도 작위적이고 입체적이지 못하다. 직장 동료들은 에밀리를 따돌리고, 괴롭히기 바쁘고, 프랑스 상사 '실비'는 지속적으로 에밀리를 힐난히고 인정하지 않는다.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민디'는 없어도 드라마의 흐름에 지장이 없을 정도다. 에밀리와 러브라인인 '가브리엘'은 흔히 보는 썸남의 캐릭터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으며, '카미유'의 캐릭터 역시 극적 장치 요소로 심어 넣은 게 눈에 훤하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는 그렇게 별로 일까? 그렇진 않다. 드라마 제목처럼, '에밀리'와 '파리'가 주는 장점이 확실하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주요 배경인 파리의 전경

미국영화, 미국 드라마를 많이 봐온 대부분 사람들에겐 파리의 풍경은 이색적이고 낭만적이다. 미국 드라마들의 최대 단점은 세트 촬영이 많다는 점인데, 계속 보고 있으면 세트장 특유의 답답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세트 촬영은 최소화하고 야외 촬영을 주로 해서 파리의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계속 보여준다. 파리에 안 가본 사람으로서 '파리가 저렇게 카메라만 갖다 대면 아름다워 보이는 도시였나?'라고 느낄 정도다. 왜 파리가 낭만의 도시인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장점은 '에밀리'를 연기하는 릴리 콜린스 배우의 매력이다. 드라마의 통통 튀고 상큼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에는 90% 이상이 릴리 콜린스의 매력에 있다. 항상 밝게 웃고, 유쾌하게 대답하며, 주어지는 어려운 난관들을 꿋꿋하게 헤쳐나간다. 릴리 콜린스가 드라마를 멱살잡고 끌고 가는 형상이다.

 

시즌1이 성공했는지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2 제작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시즌2에서는 프랑스의 캐릭터들이 파리 풍경처럼 좀 더 정감가고 매력 있게 그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종류 미국 시트콤 감성 그 어디쯤
추천 포인트 '파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미국 제작진이 그려낸 가짜 파리 감성이 싫은 분들에게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