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 00:49ㆍ영화 보는 중
어 퓨 굿 맨, 웨스트 윙, 뉴스룸, 소셜 네트워크, 머니볼 등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극작가로 꼽히는 애론 소킨의 두 번째 연출작(참고로 입봉작은 '몰리스 게임')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이하 시카고 7)'. '시카고에서 잡힌 7명의 재판' 정도로 직역이 될 이 영화는 1968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사건을 다루는 실화극. 1960년대 후반은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전시위가 극에 달하던 시기. 각종 청년단체, 히피, 그리고 블랙 팬서당 등의 행보가 맘에 안 들어 정부는 그들의 리더들을 깡그리 묶어 기소한다. 시기가 비슷한 영화 '변호인'에서의 한국 정부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는데, 민주주의의 큰 형님 격인 미국도 별반 다를 게 없었구나 싶다. 상술한 애론 소킨의 다른 작품들처럼, 영화 '시카고 7'은 애론 소킨만의 입담이 잘 살아있는 작품. 배우들끼리 주고받는 티키타카 연기와 편집이 이 영화의 백미. 다만 연출은 '뛰어나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작 수준. 법정영화 특유의 반전과 승리의 통쾌함 같은 극적 구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는 애국주의와 민주주의 그 사이 어디쯤에서 마무리되는데, 결국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예전에 이런 일도 있었다' 정도. 아이러니한 건 미국의 민주주의는 저때나 지금이나 큰 발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60여 년이 지나서 영화로 만들게 된 계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선거유세 중의 한 망언 때문.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특히나 뛰어나는데 이를 반영하듯 미국 배우조합 시상식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앙상블 캐스트'상을 받았다. 작년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배우들이 수상해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연결된 바 있다. 투표권이 있는 아카데미 회원들의 다수가 배우들이기 때문. 골든글로브 각본상 수상, 크리틱스 초이스 앙상블상, 각본상 수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주제가상, 촬영상, 편집상 후보작이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실화 기반 법정 영화 | ||||
추천 포인트 | 애론 소킨 각본의 입맛이 살아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법정 영화 특유의 통쾌한 반전을 기대한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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