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파더' 후기: 걸어 다니는 혼돈 그 자체
2021. 4. 23. 00:17ㆍ영화 보는 중
내가 오롯이 보고 느끼고 기억하는 것들이 주변에서 자꾸 틀렸다고 한다. '노망 났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아 맞아, 그랬지. 기억난다..'라고 얼버무리기 일쑤. 영화 '더 파더'의 앤서니(앤서니 홉킨스 분)는 기억의 혼돈의 한 복판에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발버둥 치지만, 모든 게 아스러지고 만다. 치매를 앓는 노인을 돌보는 주변인과 그 고생을 다뤘던 그간의 다른 영화들과 달리, '더 파더'는 관객들을 혼돈의 미로 속으로 같이 끌고 가서, 앤서니가 보고 듣는 입장에서 같이 느끼게 한다. 내가 기억하는 게 맞는지, 그동안 믿고 있었던 게 거짓이라고 하는 주변인들 때문에 앤서니와 같이 미칠 지경. 어떻게든 기억의 흔적을 좇으려는 앤서니를 연기하는 앤서니 홉킨스 경의 절륜의 연기 신공은 명불허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의 올리비아 콜먼 배우가 분한 앤서니의 딸 '앤'의 연기도 매우 훌륭하다. 2021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남우주연상(앤서니 홉킨스), 여우조연상(올리비아 콜먼), 각색상, 편집상, 미술상에 후보에 올라있다. 본래 연극이 원작이며 국내에서 박근형 배우의 '아버지'로 상연된 바 있다. 원작 연극의 작가가 영화로 각색해 연출까지 맡은 작품. '더 파더'는 진정한 의미의 '카오스 워킹: 걸어 다니는 혼돈 그 자체'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영화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1인극에 가까운 앤서니 홉킨스의 명연기 | ||||
추천 포인트 | 영화를 '체험'하고픈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영화의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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