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8. 00:44ㆍ영화 보는 중
'누구 하나 내 손에 걸리기만 해 봐라.' 너무 열 받고 짜증 나면 누구나 속으로 한 번쯤 생각하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손목에 쇠고랑 차고 싶지 않아서 합법적인 다른 무언가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다반사. 영화 '노바디'의 주인공 '허치(밥 오덴거크 분)'는 수년간 쌓였던 울분을 러시아 마피아 조직과 함께 푼다. 물론 러시아인들이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해서 불쌍해 보일 정도다.
미국에는 은퇴한 특수 요원들이 참 많은 듯싶다. 은퇴한 CIA 요원의 딸이 납치당하거나(예: 테이큰), 전설적인 킬러의 개가 죽거나(예: 존 윅)하면서 말이다. 영화 '노바디'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설적인 정부 요원쯤으로 보이는 허치가 은퇴 후 화목한 가정을 이루지만, 너무 평화로운 나머지 자신의 본성을 억누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술한 테이큰이나 존 윅처럼 소중한 무언가를 뺏기지 않는다. 소심한 가장에게 열 받을 일이 발생하고, 적당한 분풀이 상대를 찾다가 발생하는 해프닝에 가까운 이야기다.
'노바디'는 적당한 플롯과 함께 액션 영화의 미덕을 잘 갖추고 있는 영화다. 집, 버스, 공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맨 몸, 총기, 부비트랩까지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들이 즐비하다. 다만 액션신들은 여타의 영화들에 비해 묘하게 쾌감이 덜한데, 답답한 카메라 워크 때문에 고생해서 찍은 액션신들이 스크린 너머로 잘 전달되지 못한다. 각본가가 '존 윅'과 동일한 탓에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나 착각이 들 수 있겠지만, 배급사가 서로 다른 탓에 애초에 불가능한 설정이다. 1,600만 달러라는 굉장히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된 덕에 웬만하면 흥행에 성공할 걸로 예상된다. 영화 말미에는 당당히 속편을 예고한다. 속편에서는 감사관의 정체와 숨겨진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좀 더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액션 영화의 쾌감 | ||||
추천 포인트 | '은둔고수를 잘못 건드린'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큰 스케일과 액션의 타격감을 기대한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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