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이브스 아웃' 후기: 정통파 추리 소설의 향기

2021. 4. 4. 02:48영화 보는 중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퀼 푸아로 시리즈'.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목격자들을 조사하고, 명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정통파 추리소설들이다. 영화 '나이브스 아웃'은 머리카락 한올에서 발견되는 DNA로 사건을 해결하는 현대의 과학수사와는 다른, '탐정'이라는 불세출의 천재들의 추리쇼가 등장하는 정통파 추리물을 자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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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엔터테인먼트, 영화 '나이브스 아웃' 스틸컷

케네스 브레너 감독, 주연의 아가스 크리스티 원작 소설의 영화화 시리즈 '오리엔트 특급 살인(2017)'이 상술한 정통파 추리물로서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원작 소설의 분위기도 못 살렸으며, 명탐정 푸아로의 연기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던 영화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라는 클리셰를 과감하게 뒤엎은 추리 소설 명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만의 매력을 1도 살리지 못했다. 케네스 브래너표 푸아로 시리즈는 '나일강의 죽음'이 개봉 대기 중에 있다.(이번에는 좀 더 재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세계적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는 사건 의뢰를 받고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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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세 생일 다음 날 미스터리 소설 베스트셀러 작가 할런이 갑작스레 죽었다. 그를 발견한 가정부 마르타(아나 드 아르마스), 할런의 가족들이 조사하게 되고,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을 받은 명탐정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의 추리가 시작된다. 라이언 존슨 감독이 제작, 각본, 연출을 맡은 영화 '나이브스 아웃'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실패한 정통파 추리물의 구현을 완벽하게 해낸다.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들을 한 명씩 조사하고, 의심이 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지며, 후반부에 밝혀지는 진짜 범인의 정체와 이를 밝혀내는 명탐정의 추리쇼. 시대극이 아님에도 고전 추리소설의 원작의 영화화인가 싶을 정도로 당시의 분위기를 정말 잘 구현했다. 수사물이 아닌 추리물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장르 특성상 자세한 리뷰를 할 수록 최악의 스포일러가 펼쳐지므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나이브스 아웃'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후보에 올랐으며, 결과는 모두가 잘 알듯이 '기생충'이 수상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아나 드 아르마스',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로 익숙한 '크리스 에반스', 007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다니엘 크레이그' 등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했다. 4천만 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로 전 세계 3억 9백만 달러를 벌어 들였다. 라이언 존슨 감독과 다니엘 크레이그는 속편 제작에 들어갔고, 최근 넷플릭스에서 2, 3편의 제작·배급권을 4억 5천만 달러를 주고 구입해 블랑의 추리쇼는 넷플릭스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종류 고전 추리 영화
추천 포인트 '명탐정이 펼치는 추리쇼'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과학수사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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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엔터테인먼트, 영화 '나이브스 아웃'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