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커피 오어 티' 후기: 참을 수 없는 영화의 가벼움

2021. 3. 31. 00:02영화 보는 중

청춘이니까 아파도 된다, 젊으니까 사서 고생하라.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잔소리를 퍼붓는 세상에서, 청춘을 위로하고 그들의 성공을 옆에서 지켜보는 중국 영화 한 편이 새롭게 개봉했다. 청춘의 무게감은 어설픈 말 한마디, 영화 한 편으로 쉽게 다룰 수 있는 게 아니건만, 영화 '커피 오어 티'는 그저 한없이 가볍기만 하다. 

co1
(주)NEW, 영화 '커피 오어 티' 스틸컷

잇따른 사업실패로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결심한 웨이 진베이(류호연 분). 택배 배달을 위해 옥상까지 찾아온 펑 시우빙(팽욱창 분)을 따라 그의 고향 '윈난'까지 따라가게 된다. 전화도 잘 안 터지고, 인터넷 쇼핑이 뭔지도 모르는 시골 오지에서 커피농사를 하는 리 샤오췬(윤방 분). 젊음이라는 무기 하나로 세상에 부딪히는 세 청춘들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산간벽지에서의 힐링,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새로운 사업, 차밭을 커피밭으로 바꾸면서 발생하는 신·구간의 갈등, 성공을 위해 도시로 떠나는 청춘들의 고생담 등. 감독이 고민한 흔적들이 영화 곳곳에서 보인다. 문제는 좋은 소재들을 무엇하나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점. 얄팍하게만 다루다가 청년들의 성공신화로 후다닥 마무리해버린다. 극 중 대사로 3년의 시간이 흘렀다고 하지만, 세 청춘들이 한 고생에 비해 너무 쉽게 성공한 모양새다. 작중 주인공 3인방 각자의 고민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젊다고 인생이 만만한 게 아니고, 나이 들었다고 어렵지 않은 게 아니다. 혈기 넘치는 에너지 하나만 믿고 '젊다'라는 한마디로 치부하기엔 모두들 각자의 인생의 무게감에 버거워하고 있다. 인생을 포기하려고까지 했던 진베이의 좌절감과 별다른 계획 없이 귀향한 펑 시우빙, 그리고 노부와의 갈등 중인 리 샤오췬, 각자의 사연들은 영화 후반부에 스르르 사라져 있다. 세 청춘들의 성공신화가 그렇게까지 드라마틱하지도, 아이디어가 좋지도 않다.

 

찾아보니 영화의 주 배경인 윈난성(보이차로 유명한 보이시가 속해있다)은 영화 속 설정과 동일하게 커피 재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커피 생산량도 꽤 되며, 좋은 품질의 커피가 나오고 있다고. 영화가 주는 억지 감동보다는 윈난 커피의 맛은 어떨지 궁금증을 갖게 하는 영화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종류 청춘들의 성공시대
추천 포인트 적당한 재미의 스타트업 기업을 다룬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시간을 아끼고 싶은 분들에게 비추천

 

co2
(주)NEW, 영화 '커피 오어 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