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0. 00:02ㆍ영화 보는 중
금발의 미녀를 손에 쥐고 고층빌딩에 매달리면서 포효를 지르던 킹콩. 그가 왕으로 군림하는 해골섬을 배경으로 한 몬스터버스의 두 번째 영화를 준비했다. 다가오는 고질라와 킹콩의 빅매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다.
1933년 메리언 C. 쿠퍼의 기념비적인 영화 '킹콩'. 1933년 당시의 특수효과와 스톱모션 기법을 이용한 킹콩의 움직임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의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다. 특히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 복엽기와 다투던 킹콩의 모습은 '킹콩'을 안 본 사람도 알 정도. 이 영화에 깊은 감명을 받은 성공한 덕후 '피터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를 성공시키고 난 후 첫 작품을 '킹콩'의 리메이크로 택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킹콩(2005)은 할리우드의 발전된 CG 기술을 입혀서 완벽한 킹콩을 구현했다. 특히 티라노 사우르스와의 1:1 결투는 킹콩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대신 피터 잭슨의 킹콩 사랑이 과해서 러닝타임이 3시간에 달하고, 주인공인 킹콩이 1시간이 지나서야 등장한다는 점은 흠이라면 흠이다.
유니버설 픽쳐스에서 영화 판권을 빌려와서까지 만든 워너 브라더스 몬스터버스의 2번째 작품 '콩: 스컬 아일랜드(이하 콩..)'. 가장 최근 영화이자, 리메이크에 성공한 피터 잭슨판을 의식이라도 한 듯, 몬스터버스의 '콩..'은 영화 시작 30분도 안돼서 킹콩의 화려한 액션으로 등장한다. 대신 킹콩의 명장면인 뉴욕 빌딩에 매달리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제목부터가 '스컬 아일랜드'인 만큼, 시작과 끝이 해골섬에서 이뤄진다. 킹콩의 재미는 사실 해골섬이 더 크다. 이 섬은 인간의 문명이 닿지 않은 태초의 신비로움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 문제는 해골섬의 시퀀스가 재미없다는 것. 킹콩이 나오는 장면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박진감이 넘쳐 재밌지만, 그 외의 장면들은 그냥 그렇다. 몬스터 버스의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인간들의 서사가 매우 지루하고 굳이 안 넣어도 될 플롯들을 집어넣은 티가 많이 난다. 특히 아쉬운 점은 티라노 사우르스와의 결투가 없다는 것. 해골섬의 2인자를 티라노가 아닌 '스컬 크롤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화 '콩..'을 연출한 '조던 보트-로버츠' 감독은 이 영화를 자신이 보고 자란 영화들의 오마주로 많이 채웠다고 한다. 그중에 한국영화도 꽤 있는데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라고 한다. 굳이 한국영화들을 언급하면서 비싼 돈들인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에 반영해준 건 좋지만 그럴 시간에 다른 퀄리티를 올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먼저 든다. 그래도 영화 '콩..'은 그럭저럭 볼만하다. 타임 킬링까진 아니고 킬링 타임용으로는 기대한 만큼의 재미를 선사해준다. 몬스터버스의 영화들을 정주행 중이라면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이 가능하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괴수물 영화 | ||||
추천 포인트 | 몬스터 버스를 정주행 중인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피터 잭슨의 '킹콩'을 좋아한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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