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버스 영화 '고질라(2014)' 후기: 지구방위대 고씨의 활약

2021. 3. 1. 00:33영화 보는 중

'갓'질라('God'zilla),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는 인류를 보잘것없게 만드는 존재. 환경파괴를 일삼는 인간들에게 무능함을 일깨워주고, 재앙 그 자체로서 두려움을 심어주는 존재. 그래서 영어명이 고(Go)질라가 아닌 갓(God)질라로 돼있는 대괴수. 고질라 탄생 60주년 기념작이자, 할리우드에서 야심 차게 제작한 몬스터 버스의 첫 작품인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2014)'는 일본 고지라의 오마주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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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고질라' 스틸컷

특촬물에서 시작한 일본 고지라. 지진, 해일 등의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은 미지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공포를 반영한 고질라 시리즈를 1954년부터 제작해왔다. 일본의 고지라는 고대부터 잠들어있던 신의 영역에 가까운 존재이며, 인간의 핵 실험으로 깨어나 인류를 심판한다는 내용이 주이다. 나이가 좀 있는 세대들은 1998년 미국에서 제작한 극악의 영화 '고질라(1998)'를 기억하실 거다. (동원참치를 일본어로 착각해 한국기업에 공짜 PPL을 해주기도 했다.) 얄상한 다리에 미사일 몇 방에 쓰러졌던 거대 이구아나. 절치부심한 워너브라더스+레전더리 픽쳐스와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일본 고지라를 철저히 오마주해 미약한 인간의 무력감과 고질라의 위대함을 살리는 연출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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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고질라' 스틸컷

영화 '고질라'는 그간 접해왔던 인간 VS 고질라의 구도가 아닌 괴수 VS 고질라의 영화다. 인간은 워낙 약해서 고질라와는 싸울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되려 인간을 도와주는 선한 고질라의 모습을 보여준다. 괴수물을 즐기지 않는 분들이라면 상당히 낯선 양상들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4)이 대낮에 한강 고수부지에 영화 시작 30분도 안돼서 등장해 평단을 비롯한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즉 그때까지만 해도 어둠 컴컴한 밤에 슬쩍 나타나고, 영화 결말부까지 괴물의 전체 형상을 잘 보여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괴물의 출현이 영화 제작비와 직결되는 탓이기도 하고, 괴수의 긴장감을 천천히 끌어올려 마지막에 터뜨리는 클래식한 연출이 일종의 공식이기도 하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는 이런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괴수영화에 사람들이 더 많이 보여주며, 괴수들의 출연시간이 짧다. 사람들의 고군분투 씬들이 재밌다면 괜찮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그래도 영화 종반부 입에서 방사능 불을 뿜는 고질라의 위용은 확실히 멋지긴 하다. 이 영화가 몬스터 버스의 첫 타자였다. 제작비 1억 6천만 달러, 전 세계 박스오피스 5억 3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괜찮은 평과 중박 이상의 흥행 수익 덕에 몬스터 버스는 지금까지 착실히 제작돼 왔다. 곧 다가올 몬스터 버스의 빅매치인 '고질라 vs. 콩'을 즐길 생각이 있다면 추천한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종류 괴수물 + 재난 영화
추천 포인트 몬스터 버스 영화를 정주행 하는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고질라를 오래 보고 싶은 분들에게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