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2. 00:02ㆍ영화 보는 중
*개봉한 지 17년이 된 영화임을 감안해서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사춘기 소녀의 첫사랑. 다양한 영화적 소재들 중에서 '사춘기' 만큼 많이 다뤄지는 것도 없을 거다. 이와이 슌지에게 10대 청소년기란 반항과 학교폭력의 시기이자(예: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다신 없을 청춘의 아름다운 시기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와이 슌지가 배우들의 아름다운 순간만을 포착해서 스크린에 담은 영화 '하나와 앨리스' 다.
10대 청소년의 왕따, 학교폭력을 가혹할 정도로 가슴 아프게, 하지만 그들을 비추는 화면은 이쁘게 그린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아오이 유우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와이 슌지는 아오이 유우에게서 그 나이 때 소녀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풋풋함을 포착했던 것 같다. 그녀를 데리고 정반대 포지션의 영화 '하나와 앨리스'를 만들었다.
하나(스즈키 안 분)의 귀여운 거짓말로 시작한 삼각관계를 그린 '하나와 앨리스'는 스토리가 중요한 영화가 아니다. 별거 없는 연애담을 2시간 15분의 러닝타임 동안 보여주는 탓에 누군가에게는 이해가 안 될 수도, 매우 지루 할 수도 있다. 그저 영화는 그 시절 소녀들만이 풍길 수 있는 분위기와 성장을 포착하는 데에 집중한다. 하나는 자신의 거짓말을 고백하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 앨리스는 잡지 모델 오디션장에서 즉석으로 발레를 선보인다. 토슈즈가 준비 안된 탓에 종이컵을 빌려 즉석으로 만들어낸다. 특히 이 발레 장면은 모두가 손꼽는 '하나와 앨리스'의 명장면이다. 멋모르고 오디션장을 쫓아다니던 앨리스가 용기를 내서 끝까지 발레를 선보이는 장면은 그녀는 더 이상 철없이 해맑기만 한 소녀가 아님을 알려준다. 친구 때문에 거짓 연기도 해봤고, 그 덕에 사랑의 감정도 느꼈으며, 이제 한차례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천진무구한 모습이 없어진 건 아니다. 잡지에 실린 본인의 얼굴에서 코에난 모기 물린 자국부터 발견하니깐 말이다.
'하나와 앨리스'는 본래 일본 넷슬레 30주년 단편 영화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그런 탓인지 영화 중간에 앨리스가 킷캣을 들고 오디션 보는 장면도 나온다. 학교 축제에서 하나와 관련된 소문 '꽃집 귀신 소녀'와 관련된 대사가 나온다. 하나와 앨리스가 어떻게 둘이 친해졌는지. 하나는 왜 1년 동안 등교거부를 했는지 그들의 프리퀄이 애니메이션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2015)'에서 밝혀진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연출작이며, 세월이 흐른 탓에 배우들의 모습은 로토스코핑 애니메이션으로, 목소리 연기는 아오이 유우와 스즈키 안이 그대로 했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성장 드라마 | ||||
추천 포인트 | 이와이 슌지 감독의 감성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특별한 스토리가 없는 영화를 싫어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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