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후기 (NO 스포): 치밀한 각본, 유려한 연출, 배우들의 호연

2021. 2. 16. 00:02TV 보는 중

* 이 포스팅은 스포일러가 없는 청정 리뷰를 지향합니다.

 

참 재밌는데 스포일러가 될까 자세하게 포스팅은 못하겠고, 일단 무조건 추천한다는 말 밖에 못하는 MBC 드라마를 완주했다. 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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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포스터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이준혁, 남지현, 김지수 등 연기 구멍 없고, 유려한 연출, 장르물에 충실한 내용 전개 등 장점이 많은 드라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9시 드라마라는 생소한 방영 시간대, 장르물 특성상 처음부터 보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아 중간 유입이 힘든 점 , 선거기간 등이 겹쳐 시청률이 3.5 ~ 5 %에 그친 비운의 명작이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드라마 제목으로 그렇게 좋은 제목은 아니다. 너무 길고, 365일 같기도 하고, 365로 검색하면 다른 게 우선으로 나올 확률이 더 높은 제목이다. 중간광고 때문에 30분짜리 24부작, 즉 1시간 분량 12부작의 상대적으로 짧은 드라마를 다 완주한 시점에서 제목을 다시 보니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선배의 죽음에 애통해하는 강력계 형사 지형주(이준혁 분). 그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온다. 며칠 뒤에 KTX 탈선 사고가 나게 될 것이며, 부상자 수와 사망자 수를 알려준다. 그 사고를 뉴스로 접하게 되고 다시 걸려 오는 전화.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면 '지안원'이라는 장소로 오라고 말한다. 그렇게 11명의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 어떤 제안을 받는다. 1년 전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타임슬립, 소위 '리셋'이 가능하며, 리셋에 동참하지 않겠냐며 말이다.

 

 

1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다면 뭐부터 할까 필자도 생각해봤는데, 로또, 주식 같은 게 먼저 생각났다. 아니나 다를까. 상술한 11명 중 로또, 주식부터 챙기는 사람들이 나온다. 가만 생각해보면 아무 대가 없이 1년 전으로 가게 하는 타임슬립을 해줄 리가 없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대가가 따라온다. 11명의 사람들이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 살인사건도 아니고 교통사고, 심근경색 등의 자연사가 말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대가가 따르는 리셋에 대해 동요하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일본 추리소설 '리피트'가 원작이다. 그리고 소설을 드라마로 한 일본 드라마 '리피트 ~운명을 바꾸는 10개월~'과 소설의 결말이 달라 두 작품의 판권을 모두 사들여서 한국 드라마로 제작됐다. 여러 명의 인물들이 한 군데 모이고, 사회자 역할의 인물이 나오고, 하는 설정은 일본 드라마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추리 쇼를 연상케 한다.

리피트
국내도서
저자 : 이누이 구루미 / 서수지역
출판 : 북스피어 200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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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는 타임슬립이지만, 그간 범람했던 타임슬립 드라마처럼 빈번하게 시간이동을 하지 않는다. 단 1번의 타임슬립으로 인해서 의문의 죽음이 연속되고 이를 파헤치는 식의 드라마가 전개된다. 안타깝게 맞았던 죽음을 회생시키고, 잃었던 건강을 회복하고, 떼돈을 버는 기회를 잡았지만 그에 대한 대가가 연속된다. 모두 처음 보는 사이 같지만, 그들은 모두 리셋되기 전에 서로 얽히고설킨 사이들이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여러 번의 리피트를 한 이신(김지수 분)만 알고 있다. 의뭉스럽고 수상쩍은 인물이다.

 

이 드라마에 대한 포스팅으로 참 난감한 게, 기본 설정들을 제외하곤 매회 인물, 사건들의 반전이 펼쳐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조금만 설명을 하려고 해도 스포일러가 돼버린다. 그래서 구체적인 포스팅이 불가능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지안원 원장 역의 김지수, 자기 때문에 죽은 선배를 살리기 위해서 리셋을 결정한 형사 역의 이준혁, 그리고 웹툰 작가 남지현은 극의 흐름을 이끌어 가면서 주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 조연들도 입체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는데 그중에서 양동근이 가장 돋보인다. 선악이 공존하는 듯한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흡사 조커의 면모도 엿보이는 연기력이다.

 

추리물이라는 장르로서 드라마는 충분히 기대치를 충족시켜준다. 신나게 극을 이끌고 가다가 흐지부지 시즌2를 예고하면서 끝내고는 몇 년째 소식이 없는 '시그널'이나, 떡밥만 신나게 풀다가 시시한 사건으로 끝낸 '비밀의 숲 2'와는 다르다. 마지막화까지 반전의 반전이 펼쳐지고, 모든 사건들에 대한 내막의 설득력도 충분하다. 그래서 일단 보라고 밖에 더 쓸 말이 없다. 일단 별생각 없이 1화를 틀면 12시간 동안 멈출 수 없는 흥미진진한 시간이 펼쳐진다. MBC 드라마기 때문에 다른 OTT 서비스에서 볼 수 없고,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시청률만 높고 별 볼 일 없는 드라마보다, 좋은 작품성과 재미를 보장하는 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을 추천한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종류 범죄, 추리 드라마
추천 포인트 빠른 속도감, 확실한 반전, 떡밥 회수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어떤 상황에서도 연애는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 GO! MBC

방송 종료 : 2020.02.24~2020.04.28 - "1년 전 과거에서 뵙겠습니다." 완벽한 인생을 꿈꾸며 1년 전으로 돌아간 순간, 더 알 수 없는 운명에 갇혀 버린 자들의 미스터리 생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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