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3. 00:02ㆍ영화 보는 중
인도를 소재로 한 흥미로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새롭게 공개됐다. 타임지가 선정한 2021년 가장 기대하는 39편의 영화에 선정된 '화이트 타이거'다. 영화 '화이트 타이거'는 '아라빈드 아디가'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 화이트 타이거는 2008년 출시된 이후 뉴욕 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그리고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이라고 손꼽히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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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발람'이라는 사람이 본인의 성공신화를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성공신화라고 하니까 나이 지긋한 기업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발람은 많아야 30대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다. 재벌 3세 정도 돼서 젊은 나이에 성공했나 싶지만, 영화는 인도 빈민가를 비추며 이어진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인도는
당장의 식수와 먹을 음식보다 핸드폰을 나눠주는 정부를 보여준다. 변변한 병원도 없고, 상. 하수도도 변변치 않아 위생이 좋지 못하다. 그런 빈민들을 중심으로 인도는 사회주의 바람이 불고, 민주주의만 표방한 정부는 부자 중심의 정책에 위기를 겪고있다. 인도의 계급제도인 '카스트제도'덕에 본인의 능력보다 출신성분을 더 중요시 여긴다.
스스로 '닭장 속의 닭'에 비유한 발람은 자신을 둘러싼 '인도'라는 굴레를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자신의 인생을 남에게 의탁해서, 부잣집 운전기사가 돼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주체적인 삶을 개척하지 못하고 발람은 뼛속까지 노예근성이 스며들어있다. 그가 그렇게 된 데에는 어렸을 때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주입됐던 '인도'라는 거대한 장벽 때문이다. '인도'속에 속한 정부, 계급, 심지어 그를 압박하는 가족까지, 모든 게 그를 짓누르고 있어 '생각'이란 것조차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이다.
발람은 주인 부부의 어떤 '사건'에 휘말리면서 엄청난 좌절과 내적 갈등을 겪는다. 그제야 본인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가혹한 환경을 깨부술 수 있는 극단적인 단 하나의 해결책을 떠오른다. 그는 어설프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단 한 번의 기회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최고의 찬스를 노린다. 주인을 무는 닭은 없지만, 발람은 닭이 아니었다. 한세대에 한 번씩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화이트 타이거'다. 수풀 속에 먹이를 기다리는 '화이트 타이거'처럼, 눈앞에 사냥감이 보일 때 은밀하고 조용히 행동한다.
발람의 극단적인 방법이 빚은 성공신화는 존경심이나 쾌감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그 방법 말고는 가혹한 '인도'를 이겨낼 만한 다른 수가 없다는 게 또 안타깝기도 하다. 그간 용두사미의 형편없고, 그저 그런 블록버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예: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에 질렸다면 '화이트 타이거'를 추천한다. 엄청난 반전, 액션, 스펙타클, 스릴은 없지만, '화이트 타이거'는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하는 영리한 영화니깐 말이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인도의 계급사회를 바라보는 냉철한 시선 | ||||
추천 포인트 | 다양한 영화를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역경을 이겨내는 성공신화를 기대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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