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2. 00:02ㆍTV 보는 중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뤼팽'이 최근 공개됐다. 1화 기준 40~50분 정도 되며, 총 5부작 드라마다. 괴도 뤼팽 VS 명탐정 셜록 홈즈 구도가 떠오르듯, 드라마도 BBC 영국 드라마 '셜록'이 가장 먼저 연상되고 비교된다. 드라마 '셜록'은 18세기의 영국의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를 시대에 맞는 캐릭터로 재해석해서,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 시청자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설정에서 시작됐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스마트폰을 쓰는 셜록을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다. 넷플릭스의 '뤼팽'은 '셜록'처럼 동시대에 존재한다는 설정이 아닌, '아르센 뤼팽'의 소설을 읽고 감화된 '아산 디오프'라는 세네갈 출신의 프랑스 이민자가 도둑으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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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시리즈의 '뤼팽'은 태생부터가 이웃나라 유명한 소설 속 명탐정을 의식해서 만들어진 캐릭터다. 프랑스의 작가 모리스 르블랑은 영국의 셜록 홈즈를 본인의 소설에 무단으로 도용한 경우가 있었다. 코난 도일 측의 반발로 셜록 홈즈의 이름 앞글자만 바꾼 '헐록 숌즈'라고 바꾸기도 했으며, 작중 뤼팽 VS 헐록 숌즈 구도를 꾸준히 사용해서 번번이 뤼팽을 놓치는 숌즈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뤼팽의 '셜록 홈즈' 무단 도용은 현재 일본의 '루팡 3세' 캐릭터에도 반복된다. 몽키펀치의 '루팡 3세'는 신출귀몰한 괴도의 행적이 마치 뤼팽 같아서 생긴 닉네임이었으나, 출판사의 '복잡하니 그냥 루팡의 후손이라고 하자'라는 권유로 아르센 뤼팽의 손자가 돼버린 케이스다. 당연히 모리스 르블랑 측은 루팡 3세 설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루팡 3세: 더 퍼스트
루팡 3세: 더 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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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뤼팽'은 '아산'이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아르센 뤼팽' 소설책을 닳도록 읽어 스스로가 '뤼팽'이라는 캐릭터에 동화된 케이스다. 그렇기 때문에 '뤼팽이 흑인이다'라는 다소 PC 스러운 설정도 가능하다. 작중 아산의 행적은 원작 속 뤼팽의 행적과 매우 똑같다. 태연하게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고, 원하는 보석을 훔치며,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원작 소설을 아시는 분들을 재밌을만한 오마주 요소가 많다. '813', '기암성', '가명 막심', '아버지의 옥중 사망', 아르센 뤼팽이 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훔친 '마리 앙투아네트의 목걸이' 등. 특히 목걸이는 주인공 아산의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는 결정적인 단서로 쓰인다.
괴도의 이름을 타이틀로 건 드라마지만, 물건을 훔치는 이야기는 1화가 가장 눈에 띄고 나머지는 거의 없다시피 한다. 되려 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치고, 프랑스의 거대한 세력에 맞서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총 5화 (넷플릭스에는 챕터라고 돼있음) 구성 중 그나마 1~3화는 괴도로서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줘서 볼만하지만, 4,5화에 다다르면 그 텐션이 급격히 떨어진다. 아예 다른 드라마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마지막 5화에서 생뚱맞게 파트 2(사실상 시즌2)를 예고하면서 끝이 나버린다. 파트 1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마무리 지은 상태도 아니며, 파트 2의 엄청난 기대감속에 끝난 것도 아니다.
그나마 아산의 유년기와 현재 시점의 교차편집이 자연스러워 극 중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건 이 드라마가 갖는 장점이다. 제작비 때문인지 뤼팽이라는 이름치고 다소 작은 스케일, 괴도로서의 면모가 많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운 점이 많은 드라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 전 세계 차트에서 '브리저튼', '퀸스 갬빗'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렇게까지 썩 훌륭한 만듦새의 드라마가 아님에도 괴도 '뤼팽'이라는 캐릭터의 국제적인 인지도와 인기 덕이 아닐까 싶다. 뤼팽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어떤 캐릭터인지 궁금하다면 이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즐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싶다.
그래서 재밌냐? | YES | NOT BAD | SO-SO | NOT GOOD | NO |
'재미'의 종류 | 범죄 드라마 | ||||
추천 포인트 | 괴도 뤼팽의 현대적 재해석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추천 | ||||
비추 포인트 | 괴도의 화려한 범죄극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비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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