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2017)' 후기: 여전히 재밌는지

2021. 4. 16. 00:25TV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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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니버스,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2017)' 스틸컷

어렸을 적 투니버스, MBC 등에서 수차례 방영됐던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이하 1기)'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쿠루쿠루'라고 하면 기억이 가물가물해도 '북북춤' 이라고 하면 '아! 그거'라고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용사와 마법사가 모험을 하고, '북북춤 할아버지'라는 역대급 개그 캐릭터에 실소가 멈출 줄 몰랐던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만화 '마법진 구루구루'를 원작으로 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방영 당시 일본, 한국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    (1994) : 4쿨 45화 (원작 미완결)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 II (2000) : 3쿨 38화 (조기 종영)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 리메이크 (2017) : 2쿨 24화 (원작 완결 내용 반영)

1기는 1994년에 제작됐으며, 국내 방영은 1998년도. 1기가 한창 방영될 때는 원작이 완결이 나지 않은 탓에 '마왕을 무찌르면 모든 게 끝나버리니까 그냥 모험을 계속 하자'라며 태연하게 마왕의 성 앞을 지나치던 엔딩으로 끝이 났었다. 2000년에 애니메이션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 II(이하 2기)'가 제작됐으나 1기의 내용이 이어지는 게 아닌, 스토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걸로 만들었다. 2기가 2기가 아닌 셈. 1기는 성인층을 타깃으로 컬트적인 유머가 인기가 많았으나, 2기는 아동층을 겨냥해서 만든 탓에 저조한 시청률로 일본 내에서 조기 종영당했다. 후속 작품은 꿈도 못 꾼 채 17년이 흘러 2017년,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이하 3기)'를 처음부터 다시 리메이크해서 3기에 해당하는 애니메이션이 나왔다. (쿠루쿠루는 총 3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는데, 3편이 모두 처음부터 시작하는 기이한 작품이 됐다.) 1기가 국내 방영되고 20여 년만 이다. 그사이에 2003년에 원작도 완결이 나서 1기, 2기 때는 담지 못했던 내용들이 대거 포함됐다. 총 24화. 2쿨 분량에 방대한 내용을 다 집어넣는 바람에 이야기의 폭풍전개가 아쉬운 부분이다. 3기가 리메이크인 탓에 1기의 내용들이 포함돼있는데 엄청나게 빠른 스토리 진행에 다소 놀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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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니버스,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2017)' 스틸컷

20년 만에 만난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2017)'. 쿠루쿠루만의 매력은 똑같았다. 북북춤 할아버지를 위시로 한 엉뚱 황당한 캐릭터들이 쏟아지다시피 계속 나오고, 특유의 유머 코드도 예전과 동일했다. 다만 애니메이션의 재미는 여전한데 이를 보는 필자의 나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 세월이 흘러서 접하기엔 약간의 무리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여성 성우의 내레이션이 3기에는 빠지고 일본 2D 게임 특유의 자막으로 변경됐다. 원작 '마법진 구루구루'가 유명 게임인 '드래곤 스퀘어'의 패러디 작품이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내레이션이 주는 재미가 쏠쏠했었는데 참 아쉽다. 그래도 완결된 원작이 반영돼서 '아라하비카 마을'부터 이어지는 스토리는 신선했다.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닌데 넋 놓고 계속 보면서 피식피식 웃게 되는 건 덤.

 

용사 니케와 마법사 쿠쿠리의 모험이 이번에 끝나나 싶지만, 최근 원작 '마법진 구루구루 2'가 열심히 연재 중에 있다. 전작의 캐릭터와 설정들도 모두 동일하다. 애니메이션 3기의 마지막화 엔딩은 '구루구루 2'의 내용이 반영된 부분. 즉 니케와 쿠쿠리의 모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정. 원작 1편이 완결되고 13년 만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3번이나 애니로 만들어진 쿠루쿠루만의 저력이 또 빛을 발할지 지켜봐야겠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종류 판타지 애니메이션
추천 포인트 어렸을 적 '쿠루카루'를 본 기억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추억보정만으로 애니를 견디기 힘든 분들에게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