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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빗 : 다섯 군대 전투' 후기: 허접한 마무리

망고소다 2021. 1. 14. 00:02

이제 피터 잭슨 감독은 중간계 땅 전문가라고 불러줘야 할 판이다. 톨킨 옹의 작품으로 그의 필모그래피를 6편이나 채웠으니 말이다. 그런데 전문가 치고 호빗 시리즈 1, 2편에서 좀 삐걱대는 거 같더니 마지막 3편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영화 '호빗 : 다섯 군대 전투' 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 '호빗 : 다섯 군대 전투' 스틸컷

 

이번 영화 '다섯 군대 전투'는 크게 보면 '재물을 탐하지 말라'라는 교훈을 지녔다. 에르보르의 드워프들이 계속되는 금광 채굴에 스마우그에 뺏겼고, 그 스마우그도 허무하게 죽었다. 힘들게 되찾은 에르보르는 제대로 한번 지켜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막이 내렸다. 호빗 자체가 톨킨 옹의 아들에게 자기 전에 들려주던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그런지 교훈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그 화자가 돈에 눈이 먼 할리우드라서 그런지, 와 닿지가 않는다. 한 편당 1조 원의 수익에 눈이 멀어 2부작 정도의 영화를 3부작으로 늘렸으니 말이다.

 

소린은 3편에서 본격적으로 재화에 눈이 먼 캐릭터로 그려진다. 1, 2편에서 그런 낌새를 보여주긴 했지만 다소 급작스럽게 바뀐 것 같은 인상을 떨칠 수가 없다. 보물에 걸린 저주라고는 하는데 그런 연출이 별도 없어서 캐릭터의 변화에 당황스럽다. 다섯 군대가 모인 전투는 반지 전쟁에 비하면 명분이 없는 싸움이다. 그래서 그런지 전투 연출이 재미가 없다. 분명 다들 멋있게 찍은 것 같은데 너무 계속 보여줘서 지겨울 지경이다. 고대의 전투는 군대의 사기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한창 열세이던 전투에서 소린과 12 가신의 참여만으로 전세가 바뀌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영화에서 뻥도 정도껏 쳐야 재밌는 법이다.

 

 

 

 

1, 2편에서 분량을 늘리기 위한 억지 설정의 삼각관계는 3편에서 화룡점정에 이르렀다. DC 유니버스의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는 엄마 타령이더니 이번 '다섯 군대 전투'에서는 뜬금없이 사랑 타령이다. 이 정도 각본이 계속 반복되는 걸 보면 할리우드 작가들의 실력을 의심해야 할 판이다. 그걸 용인하고 영화화하는 모든 관계자들도 같이 묶어서 말이다. 톨킨 옹이 무덤 속에서 편히 쉬다가도 땅을 칠 수준의 시나리오다. 

 

전체적인 전투의 모양새도 어떻게 흘러가는지 영화만 보면 알 수 없다. 피터 잭슨은 그저 물량공세의 큰 스케일로 밀어붙였지만 전투가 멋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전투의 종결도 흐지부지 끝난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만듦새에 문제가 참 많다. 

 

그래도 이 영화가 건진 게 있다면 '반지원정대를 다시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결말이다. 20년 된 영화를 오래된 친구처럼 다시 꺼내 보고 싶게 만드는 정서를 연출했다. 호빗 시리즈는 독립된 트릴로지로서 그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지만,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프리퀄로는 합격점이다. 피터 잭슨은 호빗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중간계 땅에서 떠났다. 이제 바통은 아마존 프라임의 TV시리즈로 넘어갔다. 비싼 돈 들인 만큼 잘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재밌냐? YES NOT BAD SO-SO NOT GOOD NO
'재미'의 종류 톨킨이 창조한 정통 서양 판타지
추천 포인트 '반지 원정대'의 프리퀄을 확인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비추 포인트  대규모 전투 영화를 기대한 분들에게 비추천

 

뉴라인시네마, 영화'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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