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2. 00:02ㆍTV 보는 중
역시 사람에겐 사랑이 필요해
시즌1에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완주했다.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2'이다.
시즌2는 원작 코믹스 2권 '댈러스'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지구 종말 직전, 파이브의 능력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엄브렐러 아카데미는 1960~1963년 미국 댈러스로 불시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과 관련된 세계 3차 대전으로 인해 지구종말의 위기가 닥쳐온다. 이를 막기 위해 엄브렐러 아카데미는 다시 한번 고군분투한다.
시즌1에서 지적했던 단점들은 시즌1에서 역시 반복된다. 드라마 흐름이 느리고, 상대적으로 지루하다. 대신 시즌1을 꾸역꾸역 완주했다면 캐릭터들의 능력과 성격들을 다 파악하고 시즌2를 본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만큼 캐릭터들에 정이 들었다. 그들의 행동 패턴들이 시즌 1보다 이해되고 안타까운 사연들에 연민과 동정이 생긴다. 그래서 시즌2의 스토리는 받아들이기 더 편해졌다. 각 멤버들 간의 에피소드들을 나열하는 것도 여전하지만, 촘촘하게 엮은 플롯들이 후반부에 빛을 발한다. 그래서 10화에서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시즌1에서 발암 캐릭터로 지적받았던 넘버 1은 드라마 초반부에 해당 캐릭터에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한다. 시간여행을 하고 나서 몇 년간 캐릭터가 성장을 했다는 뜻이다. 물론 여전히 애어른 같은 철없는 모습이 많긴 하지만. 넘버 1의 행적들은 시즌1 때처럼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지 않는다. 되려 시청자에게 가볍고 코믹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넘버 7도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준다. 시한폭탄 취급받던 넘버 7은 시즌2에서 본인의 힘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모두를 구원해준다. 일반 사람뿐 아니라 그녀를 따돌리고 무시했던 가족들까지도 말이다. 그리고 결말부에 그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연인 '시시'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금을 울린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그들에게 많은 선물을 가져다준다. 비정상적인 성장과정에서 결핍된 사랑과 그 갈망이 시즌1에서 파국으로 이어졌었다. 그 사랑을 과거로부터 충족되는 과정을 시즌2는 보여준다. 그들에게 현재는 어렸을 때부터 히어로 역할을 해서 대중들에게 노출되고 편견 섞인 시선이 가득했었다. 1960년대 과거는 그들이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관심이 없다. 그저 보통 사람으로 받아들여준다. 거기서부터 그들은 평범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연인들을 만나고 사랑을 한다. 애정결핍 덩어리들의 결핍이 충족되는 순간이다.
불완전했던 시간여행 탓에 장소는 댈러스 한 곳으로 이동했지만 도착하는 시간대에 차이가 생겼다. 그래서 개개인 모두 다른 가족들이 죽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항상 근처에 있다고 생각했기에 소중하지 않았던 가족들을 외톨이인 상태에서 재회해 그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소통과 협업의 부재에서 발생한 시즌1의 종말은 시즌2에서도 반복된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서로 간의 신뢰와 믿음으로 극복한다. 이미 사랑이 충족된 상태이기에 서로간의 대화도 수월하다. 죽은 줄 알았던 형제. 자매들이었기에 소중함이 더해졌다. 그래도 엄브렐러 아카데미답게 티격태격 하는 건 여전하다. 현실 속 가족들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시즌1~2에 걸쳐서 흥미로운 점은 엄브렐러 아카데미에 반대편의 조직 '커미션'이다. 커미션이 하는 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일반 직장인의 모습이 투영된다. 그들이 하는 일도 결코 틀린 일은 아니다. 시간여행의 부작용들을 해결함으로써 올바른 역사를 유지시키는 일이니까. (그 과정에 생기는 암살은 안타깝긴 하지만) 전작의 헤이즐은 드라마 초반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즌1이나 이번이나 입체적으로 매력 있는 캐릭터다. 스웨덴 3형제도 암살자로서 잔인함과 임무를 행하는 직장인의 모습이 보인다. 극악무도한 악역들이 난무한 다른 작품들과의 차이점이다. 커미션의 수장 핸들러는 시즌1부터 착실히 보여준 덕에 악역으로서도 매력 있다. 배우의 캐릭터 소화능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가 21년 2월부터 촬영이 시작된다고 한다. 19년도부터 매년 나왔던걸 생각하면 21년에 시즌3가 나올 걸로 예상된다. 아직 시즌1, 2를 안 봤다면 정주행을 하고 시즌 3을 즐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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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포인트 | 가족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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